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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5.20 -- 남자의 물건
  2. 2013.04.17 -- 스티브 잡스

남자의 물건

2013.05.20 18:30
좋은 책이란 무엇일까요?

많은 배움이 있어야 하고 재미가 있어야 하지만 무엇보다 읽는 이의 기대에 부응하는 책이 좋은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기대'라는 것이 명확한 기준이 있는 것이 아니다보니 '기대'에 부응하는 좋은 책을 고르는 것이 너무나 어렵습니다.  그래서 수박을 살 때 조금 맛보는 것처럼 서점에 나가서 책을 미리 살펴보고 사게 됩니다.

최근 논란이 된 책 사재기를 통한 베스트셀러 만들기는 온라인 서점으로 책 유통의 패권이 넘어간 뒤에 출판업계에 소문으로 떠돌던 이야기여서 개인적으로 가급적이면 베스트셀러는 가급적이면 사지 않으려고 했고 나름 유명한 베스트셀러였던 이 책도 역시 외면을 하다가 최근에야 읽으면서 깊은 공감을 하게된 책입니다.


이 책을 외면했던 이유는 무엇보다 저자인 김정운 교수님이 TV에 자주 나오기 때문입니다. TV 등의 매체에 자주 나오는 교수님 중에 빈수레를 본 적이 너무나 많았기에 이 분 역시도 빈수레구나 생각했습니다. 

물론 이 책을 다 읽고 난 지금도 김정운 교수님의 학문적인 성과나 깊이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지 못하기에 그 분이 빈수레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책에서 이야기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보다 훨씬 나에게 더 공감이 가는 책이었습니다.

저자는 심리학 전문가답게 남자의 물건에 대해서 남자들을 인터뷰하고 분석한 내용을 책으로 엮었습니다. 남자의 물건이라고 하면 그 물건을 생각하실 수 있지만, 저자는 남자들의 애장품(?)을 통해서 남자들을 분석합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한국 사회의 문제는 불안한 한국 남자들의 문제다. 존재 확인이 안 되기 때문이다'라고 이야기하면서 ' 불확실한 존재로 인한 심리적 불안은 적을 분명히 하면 쉽게 해결된다'고 이야기합니다. 사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명퇴나 정리해고에 대한 위협이 현실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더욱 존재의 불안을 느끼고 무엇보다 소통이 점점 어려워짐을 느낍니다.

저자는 한국 남자들이 존재의 불안을 느끼는 것 중 하나로 자신의 존재의 근거를 확인할 것이 제대로 없이 '사회적 지위'와 같이 불안한 것으로 존재확인을 하고 있으며, 심지어 사회적 지위는 반드시 사라지기 때문에 '그토록 위세 당당하던 이들도 은퇴하는 그 순간부터 바로 헤맨다. 은퇴 후 불과 몇 달 사이에 표정이나 태도가 어쩌면 저렇게 초라해질까 싶은 경우를 자주 본다.'라고 이야기합니다.

또한 한국 남자들은 말귀 못 알아듣는 경우가 많은데 그 이유는 '자신의 내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에 대해 너무 무지하다는 사실이다. 내가 도대체 뭘 느끼는지 알아야 타인과 정서 공유할 수 있을 것 아닌가? 자신의 내면에 무지한 이들에게 나타나는 결정적인 문제는 판단력 상실이다. 인지능력은 멀쩡하지만 보통사람들과는 전혀 다른, 아주 황당한 결정을 하게 된다. 돌아보면 주위에 이런 사람들이 너무 많다.'라고 합니다.

40대인 저에게 <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보다 더 이 책이 도움이 되었던 것은 바로 이러한 한국 남자들 특히, 나이 먹은 남자들의 문제와 한계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남자의 물건을 통해서 남자들을 분석하는 것은 어쩌면 또 다른 나의 모습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아 조금은 부끄럽고 또 조금은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Words (Between The Lines Of Age)
Words (Between The Lines Of Age) by petertandlund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남자들의 물건은 저자 주변의 지인인 시인 김갑수씨의 커피 그라인더, 사진작가 윤광준의 모자, 저자 김정운의 만년필, 이어령의 책상, 신영복의 벼루, 차범근의 계란 받침대, 문재인의 바둑판, 안성기의 스케치북, 조영남의 안경, 김문수의 수첩, 유영구의 지도, 이왈종의 면도기, 박범신의 목각 수납통 등 입니다. 

시인 김갑수의 경우 '도구에 헌신하고 도구를 위해 희생하다 보면, 자기 자신의 일상은 아주 사소하고 하찮은 게 되어버린다'고 합니다. 또한 이어령씨의 경우 '큰 책상에 대한 그의 욕심은 모든 남자들이 가지고 있는 공간 점유의 욕구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합니다.


그리고 차범근의 계란 받침대를 통해서 차범근 인생의 절정은 독일에서 가족들과 함께 한 따뜻한 아침식사였다는 것을 부러워합니다. 그리고 안성기의 스케치북에 그려진 자화상을 통해서 '상대방을 압도하는 그림 속의 눈빛은 그가 얼마나 자신만만한가를 보여준다. 철저한 자기 절제와 인내로 이뤄낸 오늘날의 자신에 대한 자부심'을 이야기합니다.


또한 유영구의 지도를 통해서 지도가 가지고 있는 '그리는 사람의 의도와 관점이 숨겨 있음'을 이야기하면서, '자신의 관점이 상대적이라는 사실을 인정할 때, 타인의 관점을 인정할 수 있다. 독선과 아집에서 벗어나 대화와 타협이 가능해진다'는 획일화의 굴레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한국남자들의 한계를 이야기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 물건에 대해서 생각해 봅니다. 내가 집착하는 물건이 무엇인지 나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돌아보는데, 딱히 떠오르는 물건이 없습니다. 왜 이렇게 난 재미없이 사는걸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저자는 '자기가 하는 일에 어떤 재미도 느끼지 못한다면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된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내가 하는 일을 즐겨야 한다는 사실이다. 재미있어야 오래 일할 수 있다. 내가 재미있어야 상대방도 즐거워진다. 결국 자신의 삶이 재미있는 사람들만 다른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면서 '이젠 ‘근면’ ‘성실’ ‘고통’ ‘인내’ 같은 지난 시대의 내러티브와는 구별되는 새로운 차원의 성공 내러티브가 필요하다. ‘재미’ ‘행복’ ‘즐거움’의 내러티브가 진짜 성공한 삶의 조건'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여러분은 얼마나 자신의 일이 재미있나요?

한국에서 나이 많은 남자들이 물어보면 안되는 질문 같기는 합니다만...


뱀다리) 오도독에서는 이 책의 전자책 버전을 싸게 판다고 12000원에 팔던데, 교보문고에서는 종이책은 10500원에 팔고 있네요. 오도독 문서뷰어도 별론데 가격은 더 별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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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날 독서일기 김정운, 남자의 물건, 오도독, 오도독 전자책, 중년 남자, 한국 중년 남자

스티브 잡스

2013.04.17 18:30
월터 아이작슨의 <스티브 잡스> 전기를 바로 읽지 않고 지금까지 남겨둔 것은 맛있는 음식을 제일 나중에 먹는 개인적인 버릇때문인도 모르겠습니다.


스티브 잡스의 Apple에서 만든 아이폰3GS, 4, 5와 아이패드, 아이패드 미니, 맥북 그리고 맥북에어를 사용하고 있는 Apple의 팬보이이기도 한 저에게 스티브 잡스의 죽음은 아직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사실입니다.


2011/10/12 - Stay Hungry Stay Foolish


특히나 아이폰5의 아쉬운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 더 이상 Apple에서 나를 놀라게 하고 열광하게 만드는 혁신적인 제품을 보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더욱 아쉽습니다.


국내에서 4월 27일에 출시할 것이라고 하는 삼성 갤럭시S4에 대해서 국내외의 반응이 '혁신'이 아닌 '진화'라는 평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출처 : http://www.segye.com/Articles/NEWS/ECONOMY/Article.asp?aid=20130417001262&subctg1=&subctg2=&OutUrl=daum]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미친 사람이였던 스티브 잡스, 어쩌면 이 사람이 더 이상 이세상에 없기때문에 삼성에게 혁신이 어려워서 더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출처 : 맛있는 책읽기, 오도독]


직선적인 성격에 화도 잘내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을 엄청나게 푸시하고 요즘처럼 삶과 일의 균형을 중시하는 트랜드에 전혀 맞지 않는 일중독자였던 스티브 잡스에 대해서는 많이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을 통해서 다시 한번 느낀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1. 디테일

처음 GUI기반의 맥을 출시하면서 개발팀을 쥐어짜면서 창과 문서, 화면, 제목표시줄 등의 사소하다고 말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 아주 높은 수준의 품질을 요구하면서 팀원들에게 이야기했던 '사소한게 아니라 제대로 해야 하는' 것의 중요성은 다시 한번 깊이 공감합니다.

제품을 만들면서 중요한 기능 우선적으로 필요한 특징에만 메달리는 경우가 많은데, 정작 제품이라는 것은 사소한 것들 그리고 기본적인 것들의 완성도가 모여서 제품의 완성이 가능한 것을 생각하면 스티브 잡스의 강박증에 가까운 디테일에 대한 완성 및 높은 품질에 대한 요구는 세상을 놀라게 하려고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필요한 요구인 것 같습니다.

2. 디자인

사람들은 표지를 보고 책을 산다는 말을 스티브 잡스가 했다고 하는데, 책을 자주 사서 읽는 저는 너무나 공감이 가는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책을 출판할 때 저자가 쓰는 내용이 제일 중요하지만 그것 못지 않게 편집과 표지에 엄청난 공을 들이고 그 결과에 따라서 베스트셀러이냐 아니냐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또한 바우하우스와 여러 기능주의적 디자이너들의 관점인 "형태는 기능을 따라간다"는 일반적인 디자인에 대한 관점과 정반대인 "기능은 형태를 따라 간다."는 스티브 잡스의 생각은 사람들이 겉모습만 보고서 내용을 판단하는 것이 상식임에도 불구하고 제품을 만들고 디자인은 별로 신경쓰지 않는 모습을 반성하게 합니다.

3. 완벽주의

자신이 쓰고 싶은 물건을 만드는 것이 스티브 잡스의 제품 개발 철칙 중 하나입니다. 사실 어떤 제품을 개발하려고 할 때 처음 고민해야 하는 것 중 하나가 3C입니다. Customer, Competitor, Company 즉, 고객이 원하는 것, 시장이 원하는 것 그리고 우리가 차별화할 수 있는 것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내가 고객이 되고 사용자가 되어서 내가 쓰고 싶고 갖고 싶은 물건을 만들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종종 기능의 구현, 제품의 개발에만 신경을 씁니다. 내가 쓰고 싶고 갖고 싶은 물건은 완벽하게 만들려고 할 겁니다.

또한 뭔가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을 때 그것을 묵살하거나 나중에 고치겠다고 미루어두면 안된다고 스티브 잡스는 이야기하는데, 제품을 개발하면서 오류나 버그에 대해서 무시하거나 사소하니까 나중에 고치겠다고 했다가 제품이 출시될때까지 손도 대지 못했던 직간접적인 경험을 돌아보면 많은 반성을 하게 하는 이야기 입니다.


개인적으로 무엇보다 스티브 잡스에게 배우고 싶은 것은 '인문학적 감각과 과학적 재능이 강력한 인성 안에서 결합할 때 발현되는 창의성'입니다. 과연 배울 수 있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특히나 IT업계의 종사자로서 인문학적인 감각을 키우는 것에 많은 동기부여가 됩니다.


영화같은 인생을 살다가 돌아간 스티브 잡스가 보여주었던 모습은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했던 순수한 열정에서 비롯된 혁신가의 모습이 아닌가 다시 한번 이 책을 읽으면서 느끼게 합니다.


그리고 보고싶네요.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잡스의 신제품 출시 프리젠테이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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