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S/W 비즈니스는 가능한가?

2007.01.04 10:16
나는 학력고사 세대이다.

더우기 내가 대학에 갈때 소위 커트라인이 제일 높았던 학과는 서울대 물리학과였고
그 다음이 서울대 전자공학과였다.

우리 세대는 대부분 공부 좀 하면 공대를 가는게 대부분이였고, 특별한 사명감이나 또는 어릴적
희망으로 의대나 한의사를 지망했었던것으로 기억한다.

요즘은 나 조차도 내 주위에서 공대를 가려고 하면 특히 컴퓨터 관련 학과를 지망한다고 하면
말리고 싶고 영악한 아이들도 대부분 의대나 약대, 한의대를 가려고 하는것 같다.
똑똑하다.

최근에 국내 굴지의 기업에 솔루션을 납품하게 되었다. 뭐 아직 계약은 하지 않았지만, 도장만
찍으면 되는데, 견적서를 8번 제출하였다. 관행대로 리스트 프라이스부터 시작해서 소위 '네고'
해서 원가 직전까지 내려가더니 결국 최후에는 원가이하로 내려갔다.

한두번 겪는 일이 아니라서 그냥 그려려니 할 수 있지만, 아직 계약도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사람은 안 넣는다고 난리를 친다. 뭐 관행이기는 하지만.. 여기까지도 견딜 수 있다.
팀빌딩 중이니 좀 기다려달라 면서 가격도 원가이하로 내려갔다고 말을 꺼냈더니

담당자 왈 '소프트웨어 그정도면 많이 받았잖아요.. 앞으로는 가격 얘기 하지마세요'라고 한다.
자고로 변소에 들어갈 때 다르고 나올 때 다르다.

갑자기 전에 보았던 전경련 상무인가 뭔가인 인간의 얘기가 생각이 났다.
TV 토론회였는데, 대기업은 IMF이후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서 30% 이상 원가를 절감해서 효율적인
경영이 가능해졌다면서 '중소기업은 그런 노력도 없이 어떻게 살아남으려고 하는냐'고 했다.

그 부분에서 나는 그 XX의 입을 찢어버리고 싶었다.

대기업들이 말하는 원가절감이 다 어디서 만들어졌을까? 납품을 하는 중소기업들의 제품단가를
후려친 결과 아닌가? 손으로 하늘을 가릴려고 하나?

소위 이 업계의 막장인 SI를 안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하지만,
한국에서 제대로된 S/W 비즈니스가 가능할까?

뭐 비과학적인 Pricing 때문에, 아님 완성도 낮은 제품의 품질때문에라고 등등 말하지만,
빌 게이츠를 꿈꾸며 대학시절을 보내고, 소위 벤처다 뭐다 해서 안정적인 직장을 박차고 나와서
S/W  비즈니스를 해보지만... 희망이 안보인다.

대한민국은 아직 사농공상인가?
공돌이도 좀 돈 좀 벌어보자 씨*

외산 소프트웨어에는 아무말도 못하는 것들이 만만한게 뭐라고 국산 소프트웨어는 후려치기만
하냐.. 한국오라클이 2300억 매출을 했다는데, 아직 우리나라는 솔루션 매출 100억이 꿈같은
얘기이기만 하다.

원가이하로 내려간 사업을 어떻게 하냐고 묻겠지만, 다 아시는대로
저급한 인력(싼깞)으로 떼우는거다. 나머지는 대충떼우고

후려치는 놈도 나쁜놈이고 대충 떼우는 놈도 나쁜놈이다.

그 대기업 담당자가 남자였다면 이 얘기를 해주고 싶었다.
'당신도 나중에 내 입장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담당자는 여자고, 아마 회사에서 가능한 버틸때까지 버티다가 퇴사를 할거고
업종 전환을 하거나 집에서 살림을 꾸리겠지..

아.. 대한민국 S/W 산업 *같다.

마루날 Business , ,

  1. 트랙백 잘 읽었습니다~

    학력고사 세대시면 높으신 개발자 선배님이시네요~

    종종 들리는 전형적인 갑 이야기 이군요~^^ 힘내시고요~

    종종 뵙겠습니다 ~ ^^

  2. 찾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긍적적으로 생각하려고 하지만, 현실은 좌절하기 쉬운 환경인 것 같습니다.

  3. Blog Icon
    무심코..

    여자/남자로 구분되는 이유를 모르겠군요..
    여자는 '살림'이 마지막 보루라고 생각하고 계신가요??
    토픽에 대해서 공감하는 부분이 많지만, 여자입장에서, 무척 기분이 상하네요..

    여자/남자가 문제가 아니라, 이 나라 SW산업 현실이 문제입니다!!

    아! 실명이 아니어서, 문제될건 없겠죵?

  4. 글을 작성하던 당시만 해도 다분히 감정적인 글입니다. ^^

    여자들은 당연히 '살림'을 할것이라고 말하고 싶어서는 아니였구여

    그 담당자가 평소에 '**억'벌면 은퇴한다고 했기때문입니다.

    모든 여성의 은퇴가 살림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

    그리고 살림은 여성만의 일이 아니라는 것도 잘 알고 있구요...

    오해하지 마세요~

  5. 아.. 일반화의 오류가 될 수도 있지만..

    제 주변에 대기업 IT에 계시던 남자분들이 나중에 중소기업으로 옮기셔서 '을'의 입장에 많이 처하던 것을 빗대어 한 얘기였습니다.

    반면에 여자분들은 바로 은퇴하셔서 살림을 담당하시거나, 업종전환을 하시는 분을 봤기에.. 열받은 상황에서 일반화의 오류를 저질렀습니다.

    맘 상해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