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까끼하다라는 말을 아시나요?

2012.03.30 18:30

서울에서 태어나서 서울과 경기도 일대에서 살다가 중학교때부터 대학졸업할 때까지 대구에서 살았습니다. 갑자기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또래들 사이에 있으니 정신이 하나도 없더군요.

부모님 고향이 경상도라서 명절때 친척들을 만나면 쉽게 경상도 사투리를 들었지만, 내 친구들이 모두 사투리를 사용하니까 특유의 높낮이가 있는 말에 잘 모르는 단어들때문에 쉽게 적응이 되지 않았습니다.

하교길에 친구랑 헤어지면서 친구들이 '잘가자'라고 하는 인사를 들으면서, '어? 응?' 하면서 속으로 놀랄때가 있습니다. 아마도 이 글을 읽으시는 분도 잘 감이 안오시겠지만, 소리나는 대로 적어보자면(최대한 비슷하게) '잘 가아 자아'라고 들립니다. (아.. 이거 도무지 어떻게 표현을 할지 모르겠습니다.)

원래 서울말을 썼기 때문에 특별히 사투리를 써야겠다고 생각하거나 서울말만 써야겠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습니다만 솔직히 사투리를 들을때마다 좀 촌스럽다는 생각은 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경남 MBC의 설특집 다큐멘터리 '사투리의 눈물 -콱! 궁디를 주차뿌까!'를 보고는 깊은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꼭 아래 영상을 한번 봐 주세요.

대구에 살면서 가끔 '무까끼하다'라는 말을 들었는데, 그냥 또래들끼리 쓰는 일종의 속어라고 생각했지 사투리라고는 생각을 못했습니다. 위의 영상에도 나오지만 체계적으로 해야 할 일을 무식하게 밀어부친다라는 의미로 사용하는 사투리입니다.

정말 일본말이랑 비슷한 느낌이라고 방송금지를 하는 방송사의 심의기준은 정말 제대로된 기준이 있기는 한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다큐멘타리를 모두 보고 나면 전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강력한 표준어 정책으로 사라져가는 우리의 사투리의 현실을 보고는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사회 전반에 걸쳐서 퍼져있는 '사투리'에 대한 편견과 오해 그리고 표준어 중심 정책에 의해 우리의 사투리는 점점 사라져 가는 것이 너무나 속이 상했고 나 자신의 모습 또한 반성을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예를 한가지 들어보겠습니다.(다큐멘터리에서도 나옵니다.)

"다람쥐는 알밤을 (     ) 좋아한다'는 문장에서  괄호( ) 안에 들어갈말 은 무엇일까요?

1) 억수로, 2) 허벌나게, 3)겁나게, 4)매우 많이

이중에서 '4) 매우 많이'가 맞다고 생각하실텐데요. 실제로 맞춤법 시험에 이렇게 나올때 매우 많이가 맞다고 가르치면 당연히 사람들은 사투리는 틀린말, 사용해서는 안되는 말이라는 인식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 사투리에 녹아있는 우리 민족 고유의 정서와 문화의 숨결이 '무식하다', '촌스럽다', '교양없다'는 등의 평가를 하며 무시하고 외면하면서 사투리를 모아서 기록으로 남겨야 하는 우리의 현실이 너무나 부끄러웠습니다.

이런 우리의 저급하고 일방적인 모습은 단지 사투리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문화적 다양성이나 우리 사회의 여러 소수자들의 인권이나 취향, 문화에 대해서도 그러는 것은 아닌가 뒤돌아보게 됩니다.

한민족이라고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우리 민족끼리만 사는 것이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온 수 많은 인종의 사람들과 섞여서 사는 다인종 다문화 국가가 되었다면 문화적인 다양성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모습이 더 큰 혼란과 혼돈에서 우리를 지켤 줄 수 있지 않을가요?

사투리를 마구 마구 써주고 사랑합시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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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날 Etc.

  1. 동영상 비공개 처리되었군요.^^
    저도 소위 말하는 시골(?) 출신이라 사투리를 좀 씁니다.
    어떤 사람은 못 알아차리기도 하고, 또 어떤 이는 금방 어디 출신이구나 알아맞히기도 하죠.
    사투리가 정겨운 것은 사실이예요.

  2. 일부만 짤라서 올렸는데도 비공개처리되네요.
    일부러 그냥 놔두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