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파워 블로거를 붙잡는 것은

2009.06.08 11:37

네이버 블로그 개방은 임시방편?

'NHN, 네이버 문 활짝 열었다'(디지털타임즈, 2009-06-04) 기사를 보니까 네이버가 굳이 자신들의 플랫폼을 개방하고 제휴하는 이유가 '네이버의 파워블로거들이 개방이 많이 된 티스토리 등으로 이탈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고 한다.

작년에 네이버 블로거 간담회를 다녀와서 적었던 글에서도 밝혔지만, 네이버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은 트래픽에 기반한 광고 수익이다. 모든 비즈니스가 동일하지만 자신들의 캐시 카우에 풀을 먹이는 것이 당연한 것이고, 그래서 네이버의 모든 서비스와 컨텐츠는 사람들이 많이 몰려오고 머물러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이다. (뭐 이 점은 모든 서비스가 동일한 목표라고 할 수 있겠다)

2008/08/13 - 네이버 블로거 간담회 후기 : 네이버 제국은 이상무~

지금까지 네이버의 트래픽을 보장해주는 넘버원 서비스는 '검색'이다. 검색이 잘 되면, 사람들이 네이버에 와서 검색을 해서 만족도가 높으면 높을수록(현재 네이버의 위상과 매출이 증명하듯이 네이버에 더 많이 찾아오고 더 많이 사용한다.

그래서 검색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네이버와 같이 모든 분야에 걸친 대용량의 검색서비스에서 일반 사용자들에게 감동을 줄 만큼 뛰어난 기술을 하루 아침에 만들어내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네이버가 선택한 전략은 1) 일정부분 사람의 손을 빌림, 2)신뢰할 수 있는 컨텐츠의 확보 라고 할 수 있다.

뭐 사람 손을 빌리는 것은 뭐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요즘은 든다. 열심히 연구개발을 해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지만, 손쉽게 사람 손을 빌리는 것이 비용 대비 효과가 더 뛰어날 수 있으니까 일정부분 선택의 문제가 되겠다.

네이버 파워블로거들이 중요한 것은 컨텐츠 때문

우리나라가 인터넷 강국이라는 둥 IT 선진국이라는 둥의 이야기 때문에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 중에 하나가 우리나라 인터넷 공간에 엄청난 컨텐츠가 쌓여 있을 거라는 생각이다. 실제로 한글로 된 컨텐츠의 량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안타깝게도 많은 컨텐츠가 퍼 날라져서 중복된 컨텐츠를 제외하면 실제로 컨텐츠의 량이 충분히 많지 않다.

그래서 네이버를 비롯한 대다수의 포털들이 신뢰할 수 있는 컨텐츠[각주:1]를 제휴를 통해서 가능한 많이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검색이라는 것이 결국 쓰레기가 많이 쌓여 있으면 결과에 아무리 노력을 해도 쓰레기가 나오기 때문에 많지도 않은 컨텐츠 중에서 특히나 신뢰할 수 있는 컨텐츠 확보에 노력을 많이 기울이는 것이다.

그래서 네이버에게 네이버 파워블로거들의 이탈에 신경 쓰는 이유가 네이버 파워 블로거들의 포스트가 신뢰할 수 있는 컨텐츠의 또 다른 소스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위에서 링크한 기사에도 나오지만 네이버에는 1800만명의 블로거가 있지만, 이중 상당수는 펌로거(펌질 + 블로거)에 불과하다. 이 부분은 지민아빠님의 '네이버 블로그와 티스토리의 차이 (개설수,방문자수)' 포스트에서 나와있는 블로그 1개당 월평균방문자수를 살펴보면 티스토리가 네이버의 20배가 넘는 것을 보면 추정[각주:2]이 가능하다.

개인적으로 볼때는 네이버 블로그는 펌로거 아무리 많아도 적정한 수준의 생산자(파워 블로거 및 포스트 생산자)만 있다면 꽤 유용한 컨텐츠 생산유통 플랫폼이 될 수 있다. 간단하게 생각해보면 '사람들이 많이 퍼 나른 컨텐츠가 유용하다'고 볼 수 있으니 이를 검색에 반영하면 당연히 검색결과의 만족도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네이버 입장에서는 파워 블로거들이 자발적으로 신선하고 다양한 컨텐츠 들을 끊임없이 생산하는 것만큼 고마운 일도 없을 것이기에 파워 블로거의 이탈은 어떻게 해서라도 막아보고 싶을 것 같다.

블로거들이 블로그를 옮기는 이유

나도 벌써 블로그를 몇 번을 옮겼는데, 옮기는 가장 큰 이유가 뭘까?

- 자유도

자유도 라고 이야기 했지만 아마 1) 남들과 다른 나만의 블로그로 꾸미고 싶다. 2) 광고를 달면 용돈이라도 벌 수 있지 않을까? 정도로 자유도에 대한 속마음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꾸미기에 대해서라면 우리나라만큼 꾸미기 아이템이 비즈니스로 자리잡은 나라도 없을 정도로 남들과 차별화하고 싶다는 욕구가 큰 것 같다.

가끔 기사를 통해서 보도도 되지만 이제는 웬만한 사람들도 블로그에 광고를 달아서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블로그를 만들었는데 사람들이 의외로 많이 찾아오면 광고를 달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자리잡고 있는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자유도가 낮다면 어느 순간 더 높은 자유도 때문에 옮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 트래픽 유입

인간에는 여러 가지 욕망 중에서 명예에 대한 욕망도 꽤 큰 편이라고 한다. 소박하게 블로그를 시작했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사람들이 하나 둘씩 방문을 하고 방문자의 숫자가 늘어나기 시작하면 본격적으로 블로그의 재미에 빠지게 되는 것 같다. 나름대로 정성껏 준비한 내용에 대해서 사람들이 많이 봐주고 가끔 댓글이나 트랙백이라도 남기면 그 동안의 수고와 노력이 보상받은 느낌이 들면서 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트래픽을 늘리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블로그를 옮길까 고민하게 되는데, 지금까지 대부분의 블로그들은 검색에 의해서 사용자들의 유입이 들어왔다면 티스토리의 경우 미디어 다음으로 블로거 뉴스(현재 뷰 서비스)발행을 통해서 가끔 트래픽 폭탄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네이버의 오픈캐스트에 실어 보낸다면 훨씬 더 강력한 트래픽 폭탄도 가능하지만,)

- 백업시스템 + 독립도메인 + 펌질방지

어느 정도 자신의 블로그가 자리를 잡고 방문자도 어느 수준 이상으로 유지가 되면서 당연히 백업에 대해서 고민하게 된다. 물론 이사를 위한 목적도 있지만, 짧게는 몇 달 길게는 몇 년의 기록이 한번에 사라지거나 할 수 있는 잠재적인 위험이 어느 서비스에나 존재하기에 백업이 되는 서비스를 선호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자신만의 독립된 도메인을 만들어서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서 개인 브랜딩을 하고자 하는 경우도 생기는데 자신이 이용하는 서비스에서 독립도메인이 지원되지 않을 때 옮겨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될 것 같다.

펌질에 대해서는 어느 블로그나 자유롭지 못하지만, 네이버의 경우 모든 블로그에 쉽게 퍼 갈 수 있는 기능이 제공되고 있는데, 티스토리의 경우 마우스 오른쪽 버튼 클릭 방지하는 스크립트를 삽입할 수 있게 해서 쉽게 퍼가지 못하도록 기능을 제공하는 것과 너무나 차이가 난다. 뭐 단순히 퍼가는 거야 화가 나지만, 퍼간 컨텐츠로 메인에 노출되는 경우도 왕왕 있다고 하니. 더 펌질에 민감할 수 있겠다.

결국

네이버가 파워블로거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서라고 개방을 시도하고 있지만, 자칫 네이버의 근본적인 전략이 수정되어야 하고 그에 따른 엄청난 비용을 생각하자면 지금 네이버의 개방은 단기적으로는 어느 정도 효과가 예상되지만, 궁극적으로는 파워 블로거는 붙잡을 지 모르지만, 파워 블로거와 펌로거 사이에 놓여 있는 성실블로거들의 이탈은 가속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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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비슷한 주제가 있어 트랙백 걸고 갑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2. 감사합니다.

    저도 방금 모피우스님 글 읽었습니다.
    트랙백을 남기려고 했는데,
    트랙백 주소를 알수가 없어서 댓글만 남겼습니다.

  3. 순수한 목적의 개방이 아닌 파워블로거 이탈 방지를 위한 네이버 선택이라는 해석이
    상당히 충격적인데요. 멀티라이터 김정남님께서도 일전에 한 번 지적하셨던 부분이기도 한데
    '네이버는 파워블로거와 같은 특정 집단, 네이버 친화적 집단에 상당한 잇점을 주는 경향이 강하다'
    소위 말하는 스타 만들기에 능하다는 말씀이셨는데요, 마루날님 해석과 일치하는 군요.
    어째 섬뜩한 생각이 들죠^^.

  4. 어쩌면 저는 장님 코끼리 만지기를 하는지도 모릅니다.
    제가 느끼는, 보이는 네이버의 모습을 보면서 추정한 건데요.
    시간이 지나면 알 수 있겠죠~

  5. 공감합니다. 콘텐츠 생산자들이 계속 네이버를 이탈하는 이유를 잘 써주셨군요. 그들도 알면서 고집하는 걸까요?

  6. 앗.. 뒤늦게 미도리님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

    아마도 이번에 자유도를 주고 파워블로거 혜택을 늘리면서
    잡으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7.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적극적이고 의식있는 사람들이 티스토리로 계속 모이면 결국 네이버는 점점 볼게 없는 곳이 되겠죠.
    이런 저런 글들을 읽다가 든 생각인데, 네이버 방문자들은 수동적이고, 블로그를 보는 건 좋아하지만 블로깅 자체에는 별 흥미없는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많이 돌아다니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만봐도 스크랩 인사만 남기는 포스팅은 참 재미없더군요..
    그래서 파워블로거들은 소통을 적극적으로 해주는 티스토리가 좋을 것이고..
    네이버에는 재미 오락 블로거만 남겠죠..
    네이버로서는 앞으로도 머리를 계속 써야할것 같네요^^

  8. 블로그 서비스에 대한 컨셉에 차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블로그는 기본적으로 소통하고 네트워킹하는 것이 기본인데, 네이버 블로그는 블로거들이 펌질하는 도구로 인식하고 있죠

    안타까운 일입니다. 개인적으로 보기에 지식인도 예전같지 않아서 블로그 마저 펌로거 천지로 끝난다면 네이버도 위험할 것 같습니다.

    블로그는 내일의 검색을 위한 새로운 자원이 될 수 있을테니까요

  9. 네이버도 오른쪽 마우스 제한, 스크랩 금지. 기능이 관리기능에 있습니다. 솔직히 전 그 기능을 잘 안쓰는 편이고 있는 것도 ietoy로 깨는 악성 유저중에 하나지만... 백업시스템을 제외하고는 모두 네이버 블로그도 현재 지원하고 있는것 같네요. 개인적으로 소스 건드는건 싫어해서 전 싸이월드나 네이버가 맞는 타입인듯.
    그리고 사회나 IT분야의 파워로거들은 확실히 티스토리나 네이버 바깥쪽이 많은듯 느껴지지만, 사진, 책, 음악, 요리, 그림의 경우에는 네이버의 파워블로거들이 수준이 높은 분들이 더 많던데요.

  10. 네.. 맞습니다. 네이버 블로거 간담회에서 네이버 측에서도 구체적인 숫자를 이야기 해주는데, 네이버 밖에 있는 소위 파워블로거 숫자랑 네이버 파워블로거 숫자가 엇비슷합니다.

    문제는 비율이 말도 안되는 비율이라는 거죠
    네이버에서 거의 컨텐츠를 생산하는 파워블로거의 숫자는
    밖이랑 비슷할지 몰라도 1800만 블로거 중에서 그 수가
    너무 적다는 게 문제일 듯 합니다.(네이버 입장에서)

    네이버는 어떻게 하든 파워블로거를 많이 만들어내려고 노력할 겁니다.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