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400억 원의 빚을 진 남자

2017.09.15 18:30

예전 우리 부모세대와 비교하면 요즘은 집을 사기 위해서든 어떤 이유에서든 빚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물론 나도 빚을 가지고 있는데, 가끔 빚으로 문제가 될 때가 있으면 마음이 무겁고 속이 불편해진다.

이 책은 지역 기반의 요식업 가맹점을 하던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시면서 경황이 없는 상황에서 어어 하는 사이에 아버지 사업의 빚 400억 원을 어느 날 갑자기 지게 된 사람의 이야기이다.

기린 맥주라는 대기업에 근무하면서 성과를 내고 인정을 받았던 글쓴이는 아버지의 사업을 이으면서 16년간 400억 원의 빚을 대부분 갚고 2015년 5월 기준으로 20억 원 정도의 빚만 남아 있다고 한다.

'싫어하는 일이라고 낙담하지 않고, 괴롭다고 포기하지 말고, 재미없는 일에서 스스로 재미를 찾으면 결국 결과를 낸다'라는 경험이 있었던 글쓴이는 부도 직전의 회사와 빚 400억 원을 상속받아서 16년 만에 정상화한다.

이 책에서 저자가 우리에게 들려주고 싶은 얘기를 아주 짧게 요약하자면, '하지만 아침이 오지 않는 밤은 없다. 포기하기엔 아직 이르다'라는 저자의 표현으로 줄일 수 있다.



16년의 기록이다 보니 시간 흐름이 아닌, 여러 가지 사건 중심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내용이 앞뒤로 두서없어 보이기는 하지만 절절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이야기에 집중하게 된다.

글쓴이는 여러 군데로 나누어진 빚 중에서 대형 은행의 빚이 너무 힘들었다고 이야기한다. 대형은행의 냉정한 모습에 잠자는 것조차 두려워한 적이 많았다. 그리고, 꼭 다음에 갚겠다고 말하지만, 불가능한 약속임을 알면서도 해야 하는 스트레스도 너무 컸다고 한다.

회사는 엉망진창인 상황이었는데, 문제가 있는 직원의 행동에 대해서 지적이라도 하게 되면 그만두게 될까 봐 걱정하고 직원이 갑자기 그만두면 당장 가게 문을 열 수 없으니 매달 갚아야 하는 빚을 조금이라도 갚을 수 없게 되니 이도 저도 할 수가 없는 상황에 빠지기도 한다.

직원의 문제 행동을 바로 잡지 못하면서 어떻게 회사를 일으키고 사업을 되살릴 수 있을지 알 수 없었고 글쓴이 스스로 포기하고 체념하는 상황에까지 갔었다.

상황이 막다른 길에 몰리게 되던 어느날에는 지하철 승강장에서 지하철을 기다리다가 자산의 몸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지하철 철길로 뛰어들려고 하는 것을 느끼면서 정신을 차리고 이제 끝이라고 생각한 순간에 오히려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극단적인 행동까지 하는 상황에서 80년이 걸리는 빚에만 몰두하기보다는 5년 동안만 노력해 보기로 마음을 먹는다. 엄두가 나지 않는 문제를 끌어안고 끙끙대기보다는 나누어서 하나씩 해결해 나가고자 한 것이다.

우선 한 곳의 성공 매장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기로 하고 약점이나 자신 없는 부분이 아닌 강점이나 가지고 있는 것에 집중한다. 무언가를 선택하고 버리는 것을 시작하였다. 고객이 우리 가게에 기대하는 바가 무엇인지 정확히 이해하고 그 부분을 강점으로 삼았다고 한다.

그리고 제정신을 유지하는 나름의 방법을 만들어서 사용한다.


1. 내 심리상태를 파악하려고 노력한다.

어떤 감정이 생겼는지를 객관적으로 인식해서 정신적으로 안정감을 얻었다. 실제 자신의 감정을 '오늘은 우울하다.' 또는 '화가 났다'라고 소리 내어 말하게 되면 평온해졌다.

2. 말투를 무조건 긍정적으로

'어차피 안돼' 등과 같은 부정적인 말이 나오게 되면 마음이 약해지고 무엇보다 내 말은 내가 가장 잘 듣게 되기 때문에 말투를 조심했고 허세든 억지든 오기든 간에 긍정적인 말을 했다.

3. 보는 것, 듣는 것에 주의

내게 힘을 주는 것, 위안을 주는 책이나 음악을 의도적으로 활용하였다.

4. 나 자신에게서 원인을 찾는다.

남을 탓하거나 환경을 탓하게 되면 문제를 정면으로 보지 못하고 외면하게 되는데, 모든 문제의 원인은 나 자신이라고 생각하고 내 생각이나 행동을 바꾸면 길이 열린다고 믿었다.

5. 우주

혹독한 현실에 직면하려고 하지만 의욕이 꺾일 때가 있고 이러다 보면 눈앞의 문제만 보게 되는데 광활한 우주를 떠올리면서 내 문제는 사소한 일이라고 생각하려고 했다.


글쓴이의 이야기는 앞이 안 보이는 막막한 상황에 놓인 사람이 여러 가지 어려움을 헤쳐나가서 결국에는 성공하는 어쩌면 '하면 된다'는 인생극장 식의 이야기일 수 있다.

이런 유의 이야기는 뻔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 실행하기에는 정말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렇게 포기하지 않고 노력해서 극복한 이야기가 많지 않은 것일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9회 말 투아웃에 터진 역전 끝내기 홈런 같은 이야기이지만 나는 위로를 받고 싶었다. 나보다 더 힘들고 막막한 상황에서 포기하지 않고 노력해서 해낸 사람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상황이 별것 아니라고 생각하고 마음의 평온함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얼마 전 누군가와 나누었던 성장이 먼저냐 생존이 먼저냐는 이야기를 떠올렸다. 생존해야 성장이 가능한 것이고 생존한다면 '물질적, 정신적으로 풍요로워지고 행복해지는 것'을 성장을 통해서 이루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오늘도 유니콘이 되고자 하는 많은 스타트업들이 바퀴벌레와 같은 지독한 생존능력을 갖추어서 살아남기를 바라며 이 책을 한번 권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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