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내전

2018.12.12 12:09

개인적으로 검찰청을 가본 것은 1건 있었다. (횟수는 기억나지 않아서)


예전 회사에서 회사의 솔루션을 무단으로 사용하던 어떤 회사와의 민, 형사 고소 건으로 담당자로서 한동안 검찰청과 법원 그리고 경찰서를 다녔었다.


개인적인 경험에서 가장 힘들었던 곳은 검찰청이었다. 왜 사람들이 검찰 조사를 받고 사람들이 자살을 하거나 앓아눕는지 조금을 알 수 있었다.


우선 내가 잘못한 것이 없지만, 다소 강압적인 분위기에 주눅이 들었고 나보다 한참 어린 검사의 반말 비슷한 말과 똑같은 질문을 반복하는데다가 답변이 다르면 윽박지르기까지 하니 검찰 조사를 받고 나면 하루정도는 정신이 하나도 없고 몸도 피곤했다.


중간에 검사가 바뀌면서 똑같은 일을 두 번 반복하니 다시는 고소고 나발이고 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고 무엇보다 죄를 짓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개인적인 경험과 우리나라 현대사에서 검사가 끼친 영향(?) 때문에 검사에 대해서 매우 부정적인 사람인데, 이 책을 우연히 읽게 되면서 검사들도 직장인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앞부분은 우리나라가 얼마나 심각한 사기의 나라인지 보여준다. 내 생각에 사기 피해는 피해자들이 자신의 욕심에 눈이 멀어 당한다고 생각했지만, 이 책에 나와 있는 사례를 보면 보통 사람들도 걸리면 끝이 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정말 서울 가면 눈뜨고 코 베인다는 말이 맞는 것이다. 


책 표지에도 나와 있는 말이지만, 검사 중에서 형사부 검사들은 세상의 온갖 사람들을 만나고 배울 수 있는 자리여서 그런지 아니면 이 책을 쓴 김웅 검사가 독서를 많이 해서 그런지 몰라도 몇몇 마음에 와 닿는 구절들이 있었다.


슬라보예 지젝Slavoj Žižek은 말했다. “진정 용서하고 망각하는 유일한 방법은 응징 혹은 정당한 징벌을 가하는 것이다. 죄인이 적절하게 징벌되고 나서야 나는 앞으로 움직일 수 있고, 그 모든 일과 작별할 수 있다.”


사람은 공감을 하기 때문에 사람인가 보다


그날 내가 처절하게 느낀 점은, 사람이 스스로에게 취해 뭔가 얼토당토않은 말을 앞뒤 분간 못하고 열정적으로 토해내고 있을 때는 절대 토를 달거나 합리적인 반박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법대로 하자’는 말은 매우 폭력적이고 공격적인 도발이다. 법대로 하자는 것은 상대방과의 공존과 상생은 개뿔, ‘널 반드시 박멸시키겠다’는 말의 우회적인 표현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법에 의한 분쟁 해결은 궁극적인 해결책이 되기보다 새로운 분쟁과 갈등을 낳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부족함’보다 ‘불공정함’에 분노를 느낀다고 한다


[검사내전 중에서]

 

몇몇 부분은 검사라는 직업과 조직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얻기 위해 쓴 부분인 것 같은데 그렇게 막 이해가 되고 공감이 되지 않는다. 직장인이라고 하지만 주어진 권력이 너무 크고 무섭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도 검사는 막대한 권력을 휘두르는 자리에서 국가와 민족보다는 조직과 개인을 위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나마 자신의 자리에서 소임을 다하고 있는 검사들이 있어서 그나마 우리나라가 망하고 있지는 않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이 책은 사회초년생들 그리고 대학생들이 꼭 읽어봤으면 한다. 적어도 앞부분 사기에 대해서 저자가 써놓은 부분은 나처럼 40대 아저씨들도 세상이 무서운 곳이구나. 다시 한 번 느끼면서 읽어보기를 권한다.


이렇게 독후감 남겼다고 조사 받는 것은 아닌가 모르겠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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